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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석교수 연재 및 방송/쉽게 배우는 '트랜드 경영학' 연재

혼돈의 시대, “Why”에 집중하라.

by 이박사성공TV 2020. 3. 9.

- 이 글은 2017년 1월에 기고된 글입니다- 

 

 

 

불안정한 경영 환경

 

 

2016년 전 세계 국가들은 그야말로 혼돈의 상황을 경험하였다. 30년 가까이 진행되어 온 세계화의 한계점이 여실히 드러났으며 각 국가별, 집단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그간 곪을 대로 곪아왔던 사회적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동조화(coupling) 된 경제시스템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로 요약될 수 있다면, 2016년은 각 국가별 세계화로 인해 진행되어 왔던 어두운 면이 수면위로 떠오른 총체적 위기로 정리 될 수 있겠다.

 

 

세계적으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탈리아 개헌 실패로 인한 정권교체, 다수의 예상이 빗나간 미 대선의 결과 등이 주요한 이슈로 떠올랐는데, 표면적으론 전혀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이 사건들엔 내면을 공통적으로 꿰뚫는 세계인의 심리. , 극도로 심화된 양극화로 인한 분노가 자리 잡고 있다. 예컨대, 유럽 연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던 영국의 국민들은 세계화의 진행이 영국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균등한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갈수록 커져가는 유럽 연합 내 독일의 위상에 자존심이 상했고 분담금 및 난민 수용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을 경험하면서 일단 우리부터 살고 보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역시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북부 및 중서부 지역(러스트벨트)의 경제가 세계화의 진행과 함께 몰락하게 된다. 이에 불만울분을 느낀 백인중심의 노동자층이 미국중심주의를 주창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게 되면서 다수의 예상과는 반대의 대선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이는 그간 세계화를 바라봄에 있어 일관된 장밋빛 전망들을 내놓았던 시각에 대한 일침이자 향후 범세계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또 다른 과제를 안겨준 결과이다.

 

 

이 같은 혼잡한 흐름에서 대한민국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김영란 법의 실행을 통해 민간 및 공직 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캠패인이 벌어졌음에도 정치 의 핵심 요직에선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결국 현직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는 정치적 견해를 배제하더라도 소시민들에겐 좀 더 엄격하고 투명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법을 제정하고 사회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주체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큰 실망감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 엎친대 덮친 격으로 세월호 사태, 메르스의 발병, 최악의 조류독감(AI) 확산 등 바람 잘날 없는 천재지변으로 대한민국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멈춰선 안 된다. 사방을 둘러봐도 불안정해 보이는 정국일지라도 모진 풍파로부터 우리의 가정을, 우리의 기업을, 우리의 국가를 지켜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leader)의 역할이자 자세이다. 국가를 이끄는 선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낀 한해였다면 이를 교훈삼아 기업 경영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다. 대외적 환경이 혼탁하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에 집중하여야 하는가? 경영 철학의 기본 개념으로부터 답을 찾아보도록 한다.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고전(古典)’이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작품을 말한다. 이들 작품들이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유는 복잡한 인간사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제공하는 가치와 가르침이 시대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접근들이 고전에 녹아있듯 기업 경영 역시도 고전의 가치를 지닌 질문들이 존재한다. “왜 기업을 경영하는가?”라는 물음이 바로 그것이다.

 

과거 기업은 이윤을 벌어들이기 위한 조직체 정도로 이해되어왔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기업의 역할은 몰라볼 정도로 확대되었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국가의 경쟁력과 국민들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때문에 기업을 이끄는 경영진에겐 기업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에 버금가는 책임감과 철학이 요구된다. , “나는 왜 기업을 경영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준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이루어지지 못한 조직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이는 마치 내가 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진지한 고민 없이 현재의 생활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사람이 큰 성공을 이룰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눈앞에 닥친 문제를 열심히 해결해 나간다 하더라도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커다란 숲의 미로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법이다. 크게 보고 작게 살피는, 그럼으로써 “Why?”라는 질문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철학이 요구되는 이유다. 최근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Why"를 찾기 위한 노력은 기업 운영의 본질을 파악하는 자세이자 거센 외풍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는 단단한 뿌리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적 상황에 대응하는 전략(strategy)과 전술(tactics)의 수립에 앞서 기업이 가지는 사명감(mission), 이상(vision), 목적(objective)을 구체화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먼저, 경영학에선 기업의 사명감(mission)을 해당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로 본다. , “왜 우리 기업이 존재하고 있으며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에 대한 본질적 질문에 대한 대답이 사명감이 된다. 이 같은 존재 가치에 대한 명확한 논의는 경영자의 철학을 종업원들이 함께 공유하는 힘이 되며 나아가 종업원들 스스로가 그들의 소중한 인생을 왜 우리 기업과 함께 하는지에 대한 명분을 제공한다. 이처럼 경영자에 의해 확실하게 세워진 사명감의 공유는 기업의 응집력을 강화하고 종업원의 충성도와 몰입도를 높임으로써 외풍으로부터 해당기업을 보호하게 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최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인재유출 문제를 접근함에 있어 경영자로써 종업원과 기업의 사명감을 공유하였는지, 과연 해당 종업원은 명확한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했었는지 등을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기업의 이상(vision) 역시 경영자와 종업원이 공유해야 할 기본적 가치다. 이상(vision)이란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미래상으로 정의될 수 있으며 조직 내 모든 구성원들이 꿈꾸는 최종적인 기업의 형태를 말한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기업 창업 초기 2명의 직원 앞에서도 버릇처럼 기업의 이상을 말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과정이 결국 오늘날의 소프트뱅크를 만든 원동력이었다는데 반론을 제기할 이는 없다. 아무리 큰 대기업 일지라도 그 시작은 미약한 법이다. 명확한 이상(vision)을 종업원과 공유하고 혁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이 이어진다면 기업의 이상(vision)은 허황된 꿈이 아닌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미래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목적(goal) 역시 명확해야만 한다. 목적은 기업이 최종적으로 이루기 위한 이상(vision)을 달성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주어진 과제를 의미한다. KTX를 타고 서울역을 출발하여 최종적으로 부산역에 도달하기 위해선 천안역, 대전역, 동대구역 등을 거쳐야 하듯 기업이 이루어야 할 최종적 모습을 이상이라 한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추구되어야 할 단계적 과제가 목적에 해당된다. 기업 경영에 있어 목적이 중요한 이유는 기업 구성원들이 보이지 않는 이상적 미래상에 도달함에 있어 피로감을 감소시켜주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줌으로서 이들을 동기 부여 시킬 수 있음에 있다. 해마다 목표관리경영(MBO)를 통해 부서 및 개인의 목표를 할당하고 이에 대한 달성 여부를 체크하는 원리 역시 이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사명감(mission), 이상(vision), 목적(goal)의 구체화는 (Why) 우리 기업은 존재하는가?”라는 경영학의 고전(古典)적 물음에 대한 답이자, 경영자가 혼돈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힘이 될 수 있다. 경영자 스스로의 확신과 종업원들과의 철학 공유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업 성장의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조직은 “Why”에 대한 명확한 논의를 이루었는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