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금융권 부실,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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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도 흔들린다...부동산 PF에 재정 거덜
[앵커]상호금융인 신협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침체된 지방 부동산에 자금을 쏟아부은 신협에서 자본잠식 조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급기야 전국 20위권 대형 조합까지 흔들리며 신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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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자꾸 ‘2금융권 부실’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옵니다. MG새마을금고, 신협, 캐피탈사, 저축은행 같은 곳들이 다 포함되는데요. 사실 이런 금융기관들은 서민과 중소상공인의 가까운 금융 창구 역할을 해왔습니다. 은행보다 접근성이 좋고, 대출 문턱도 낮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상황은 ‘서민 금융의 안전망’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악화됐나?
불과 1~2년 전만 해도 “연체율이 조금 올라갔다” 수준에서 끝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치가 다릅니다.
- 신협의 경우, 연체율이 작년(2023년) 초반만 해도 3%대였는데, 올해는 8%를 넘어서면서 16년 만에 최악의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부실채권(NPL) 규모만 7조 원이 넘습니다.
- 새마을금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3%대 연체율을 유지하던 곳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7% 안팎까지 치솟았습니다. 일부 지역 금고는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관리로 연체율이 다소 안정적이긴 하지만, PF 대출에 물려 있는 곳은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렇게 숫자만 놓고 보면, 2금융권 전반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비교하면?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당시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저축은행들이 PF 대출에 과도하게 뛰어들었다가 줄줄이 쓰러졌습니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만 30곳이 넘었고, 수많은 서민 예금자들이 불안을 겪었죠.
그때와 지금을 단순 비교하면 “아직 저축은행 사태만큼은 아니다”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때는 주로 저축은행만 문제였지만, 지금은 새마을금고와 신협까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산 규모로 보면 새마을금고는 이미 웬만한 지방은행을 능가하고, 신협도 전국적으로 막강한 지점을 갖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지역 금융 생태계의 중심’이 무너지고 있다는 겁니다.
규모와 파급력 면에서는 2011년보다 지금이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금융권 기관들의 현황 짚어보기
- 새마을금고(MG): 전국 1,200여 개 금고, 자산 규모 270조 원. 최근 1년 새 3조 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털어내며 가까스로 연체율을 방어했지만, 여전히 7% 안팎의 위험 수치를 기록 중입니다.
- 신협: 자산 140조 원대, 전국적으로 약 1,200만 명이 조합원. 올해 상반기 순손실만 3천억 원을 넘겼습니다. 연체율은 8%대, 부실채권은 7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 저축은행: 전체 자산은 80조 원대. 금융위기 때처럼 ‘도미노 부실’은 아직 없지만, PF 대출 연체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금융당국이 긴장하는 상황입니다.
- 캐피탈·보험사: 직접적인 뉴스는 덜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질 경우 연쇄적인 부실 전이 가능성이 큽니다.
왜 이게 문제인가?
금융위기의 본질은 금융기관의 부실 → 신뢰 붕괴 → 자금 경색입니다. 은행이나 1금융권은 국제 규제와 정부의 관리가 강하기 때문에 충격 흡수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2금융권은 다릅니다.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는 경우가 많고, 지역 단위 소규모 영업이 많다 보니 위험이 드러나면 곧바로 불신이 확산됩니다.
실제로 작년 여름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에서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 조짐이 나타났던 걸 기억하실 겁니다. 한 지역에서 시작된 불안이 전국으로 번지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지금 한국 경제가 이미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와 있다는 점입니다.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 수준이고, 부동산 거래는 ‘거래 절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혀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2금융권이 본격적으로 흔들린다면, 단순히 금융권 문제로 끝나지 않고 부동산 가격의 급락, 건설사의 연쇄 도산, 가계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금융권 부실이 부동산 거품 붕괴의 트리거가 되는 이유
- PF 대출의 집중
부동산 시장이 안 팔리면 곧바로 부실이 드러나는 구조입니다. 지금 거래절벽 상황에서 분양률은 계속 떨어지고, 미분양은 쌓여갑니다. - 유동성 위기
은행보다 작은 체력의 새마을금고나 신협이 대규모 인출 요구에 직면하면 버틸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금고는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긴급 자금 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 지역 경제 전이
이들 기관은 지역 주민과 자영업자의 생활자금 통로입니다. 따라서 금고·신협 부실은 곧바로 그 지역 경제 침체로 이어지고, 이것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구조입니다.
결론 – 조용한 시한폭탄
지금 한국 경제는 이른바 ‘조용한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입니다. 겉으로는 주가도 오르고, 환율도 버티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2금융권 부실이 빠르게 쌓이고 있습니다.
저축은행 사태가 보여줬듯, 금융위기는 예고 없이 터집니다. 그리고 지금은 과거보다 더 많은 서민과 지역 경제가 2금융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만약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부실이 연쇄적으로 터진다면, 그 충격은 곧바로 한국 부동산 시장 붕괴의 방아쇠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부실 채권 매각’ 같은 땜질이 아니라, 근본적인 구조조정과 감독 강화입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이 문제를 얼마나 신속하고 투명하게 다루느냐가 향후 한국 경제의 안정성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