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기업의 윤리성이 기업 그 자체의 가치로 평가받는 시대가 되어감을 느낍니다.
기업 윤리와 관련한 원고 내용이 있어 공유합니다.
과거는 '착한 기업이 돈을 번다?' 였다면, 현재는 '착한 기업이 돈을 번다!'의 흐름으로 바뀌는 상황입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 : 패러다임의 전환
기업 윤리와 관련한 이슈는 우리 사회의 큰 아젠다(agenda)로 부상하였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만한 것도 한 것이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이윤추구’라고 외쳤던 시기가 불과 이십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최근엔 사회적 가치를 더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는 입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분명 기업은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존재하는 특수한 조직이며, 원활한 자금의 흐름과 재정상태를 갖추지 못한다면 결국 생존의 위협을 받는 존재임이 틀림없기에 ‘이윤추구’라는 목적을 가진다는 주장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자본주의의 확산에 따른 기업 조직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짐에 따라 이들이 추구해야 하는 목표는 ‘돈’ 뿐만 아니라 복잡하게 얽혀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공생을 위한 ‘선’의 가치 추구가 더 합당하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경영학에선 이러한 이슈에 대해 ‘기업윤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등을 주제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광범위한 이론 연구 영역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실무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지는 핵심 주제는 ‘과연 기업의 이 같은 선하고 윤리적인 활동이 기업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로 볼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착한기만 한 사람은 결국 바보 취급을 받게 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주변의 충고는 착하게 살지 말라는 의미보단 착하게는 살지만 자신의 이익도 균형 있게 챙기라는 말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기업 윤리나 사회적 책임 활동 역시 마찬 가지의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본질적으로 수익이 발생해야만 유지와 확장이 가능한 조직이기에 이익 추구 행위가 기본이어야 하며, 이들과 살을 맞대고 관계를 가지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높여주는 선한 활동이 더해진다면 사회적 존재로써 더욱 풍성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종업원, 주주, 하청 기업, 정부, NGO,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속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만들어가는 과정. 이것이 오늘날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목적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선한 기업은 성과도 좋은가?
언급한 바와 같이 선한 기업의 활동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물음은 이론과 실무를 막론하고 가장 큰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결론적으로 학계에선 이를 검증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고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상당수의 연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이 기업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그렇다면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이러한 관계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첫 째, 기업의 선한 활동은 단기적 투자가 아닌 장기적 투자의 속성을 가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기업이 윤리 경영, 사회적 책임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시점에 곧바로 기업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줌이 검증되는 연구는 드물었다. 이는 기업의 이 같은 활동이 마일리지와 같은 속성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높이고 공생을 위한 경영을 펼치더라도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인정받고 명성을 쌓는 대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 되며, 역량을 개발하고 쌓아가는 과정 역시 장기적 노력이 필요 되기 때문이다. 기부, 광고 등과 같은 가시적 성과가 아닌 종업원, 협력체, 정부,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기 위한 장기적 투자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이것이 결국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높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둘 째, 윤리 경영과 사회적 기업 활동은 기업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risk)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어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의에 기반 한 기업 활동과 노력은 결국 이해관계자들을 감동시키고 강력한 지지층(supporter's group)을 형성하게 된다. 대한민국 윤리 경영하면 떠오르는 유한양행, 유한킴벌리 등의 기업은 오랜 기간의 노력 끝에 결국 그들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냈고 이것이 결국 금융위기 등의 위험에 노출되었더라도 이를 상쇄시키고 빠르게 회복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결국 선한 기업의 활동은 공격적인 경영 전략의 형태라기 보단 외부의 위험 상황에 대해 장기적 투자를 통해 쌓아올린 강력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이유들이 선한 기업 활동이 결국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다. 지금까지도 윤리 경영이나 사회적 책임 활동을 ‘비용’으로만 보는 경영자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인 상황임을 감안할 때 ‘장기적 투자’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어떻게 착해 질 것인가?
기업에게 착해진다는 표현은 인간에게 적용되는 그것과는 분명 다르다. 이익을 추가하는 조직적 특수성을 감안한 균형적 선함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선한 기업이 되기 위한 3가지 조건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 째, 기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실질적 주체인 경영자와 경영진의 사고 전환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사실, 기업을 구성하는 종업원들은 인간의 다양한 속성을 지닌 본능적 주체이다. 때문에 이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한 방향을 향해 가기 위해선 기업의 전략을 수립하는 의사결정의 주체인 최고경영자와 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근 불거진 금융계의 채용비리 문제는 H사의 회장과 임원진의 청탁과 권한남용으로 벌어진 사건이었다. 기업을 이끄는 선장의 역할을 해야 할 이들이 투명성과 청렴성을 포기하고 자신들의 직위를 과용하여 벌어진 이번 사건은 비난받아 마땅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경영진 전체의 윤리 경영 필요성의 제고와 진심어린 반성이 요구된다. 쌓아올리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 인 것을 경영진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교육과 가치 공유가 필요하다. 도덕성이 기반 된 경영은 초기엔 그 성과가 더디게 느껴질지 모르나 결국 더 큰 성장과 도약의 밑거름이 된다는 믿음이 있어야만 한다.
둘 째, 체계적인 제도의 수립과 실행이 필요 된다. 완벽한 합리성과 판단을 기반으로 일을 처리하는 기업은 없다. 기업을 이루는 종업원들 역시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 인간이기에 이들의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행동을 바로 잡아줄 제도의 수립과 통제, 실행 등이 필요 된다. 우리 사회에서도 법이 존재함으로써 최소한의 범죄를 막고 사회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듯, 조직 내 도덕적 해이나 비윤리적 관행을 경계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활발히 운영되어야만 한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이 있듯 기회주의적 속성을 보일 수 있는 종업원들의 비윤리적 행태를 사전에 막기 위해선 특정 직위나 직무에 부여되는 권한을 다수가 지켜봐줄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 된다. 이러한 노력은 분명 윤리 경영의 기초가 될 것이며, 장기적 성과를 높이는 핵심역량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 된다. 계속적으로 강조하였지만 기업은 다수의 이해관계자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는 상황에 직면해있다. 이들과 가치를 만들어가고 도덕성과 윤리성을 인정받기 위해선 보다 많은 대화 창구가 필요하다. 원활한 인간관계는 대화에서 시작되듯, 이해관계자들과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지속적이고 잦은 의사소통의 시도와 정리가 필요하다. 이들의 입장과 불편, 불만 사항들을 문서화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진다면 이들은 결국 강력한 지지층이 될 것이며 외부 위험이 닥칠시 함께 위험 상황을 막아주고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가는 존재가 될 것이다.
명심하자. 이제는 착한 기업이 더욱 우대받는 시대가 도래 하였으며, 착한 기업은 하루아침에 이룩되지 않는 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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