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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석교수 연재 및 방송/쉽게 배우는 '트랜드 경영학' 연재

종업원이 오래 버티지 못하는 회사. 기본부터 챙기자.

by 이박사성공TV 2021. 6. 13.

 

종업원이 떠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유를 알아야 붙잡을 수 있다.

 

지난 2019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서 재직기간 1년 이하의 신입사원 퇴사율은 무려 27%를 넘어섰다. 지난 2016년 조사 결과가 23%였던 점을 감안하면 , 몇 년 사이 이런 흐름이 더욱 가속화돼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조사결과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것일 뿐이다. 입사 2, 3년 차로 올라가면 퇴사자들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물론 이런 상황에 대해서 경영자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어렵게 입사한 회사를 왜 그만둘까?”, “요즘 젊은이들은 인생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걸까?”라는 등의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만으로는 현재의 퇴사 열풍을 막을 수 없다.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우선은 이런 퇴사 자체가 제조와 생산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수 중소기업이 제조업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32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기퇴사 직무분야를 조사한 결과, 제조와 생산 부분이 31%에 달했다. 영업이 18%, 서비스가 14%, 디자인이 8%인 것에 비하면 제조와 생산 분야의 퇴사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중소기업들은 직원 퇴사로 인해 상당한 비용을 들인다. 지난 2016년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528명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퇴사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중 63.8%잦은 채용으로 인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고 답했다. 또한 조직 분위기가 위축되고(59%), 원활한 업무 진행에 차질을 겪으며(52%), 기존 지원들의 업무량이 증가함으로써 업무효율이 저하됨(43%)을 지적하였다. 한마디로 높은 퇴사율은 회사 경영에 총체적 난국을 불러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이뿐이겠는가. MZ세대 사이에 퇴사가 하나의 로망으로 자리잡게 되는 등 회사 기피 현상이 만연해 지고 있다는 것 역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경영자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여전히 그 원인을 찾지 못하거나 잘못 된 대책을 세우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우선, 경영자들은 기본적으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라는 태도가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잦은 퇴사를 계기로 회사의 문제점을 찾기 보다는 오히려 퇴사하는 직원들의 성실성이나 태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아예 퇴사에 대한 대책 자체가 없는 경우가 과반수다. 앞선 설문조사에서도 퇴사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사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57%에 달했다는 것만 봐도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이 여전히 퇴사자 관리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추론 가능하다.

 

설사 퇴사에 대한 대책을 세우더라도 문제의 핵심과 본질을 비껴나가는 경우가 많다. 다수의 중소기업에서는 퇴사 대비책을 금전적 보상과 복리후생의 확대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면 사원들의 퇴사 의욕이 낮아지고 일하고 싶은 마음이 더 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퇴사자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 회사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퇴사를 결심한 자들이 의견을 종합해 보면 대개의 퇴사는 삶의 질-적성-억압적인 위계질서 등의 부정적 사슬과 연관이 있다. , 회사를 둘러싼 전반적이고 문화적인 요인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선 젊의 층의 퇴사와 관련해 은밀하게 과감하게 : 젋은 것들의 사표라는 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 여기에는 총 27명의 퇴사자 또는 퇴사 고려자들이 등장해 한국 사회의 기업 문화를 적나라하게 비판했었는데 이를 보더라도 퇴사의 이유에 있어 금전적 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지 않음을 유추할 수 있다.

 

결국 회사를 떠나는 것의 본질은 연봉과 복리후생’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기업문화는 자유와 개성을 중시하는 요즘 세대와 맞지 않지만, 기업 역시 조직이라는 이유에서 이러한 것들이 필요 됨으로 이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 관리가 퇴사율을 낮추는데 일조할 수 있다. 적성의 문제도 매우 크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실시한 퇴사 이유에 대한 설문에선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가 42%1위로 나타났다. 반면, 앞서도 주장하였듯 낮은 연봉(18%), 열악한 근무환경(12%) 등은 상대적으로 낮게 순위를 기록함으로써 물질적 보상이 퇴사에 미치는 영향의 범위는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

 

삶의 질에 대한 각성도 퇴사의 중대한 이유가 된다. 우리나라의 근무시간은 가히 살인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OECD국가 중 전체 2위를 차지할 만큼 노동시간이 긴 국가다. 삶에 질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변화되면서 요구되는 노동의 양과 질 역시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퇴사는 경영의 질을 저하시키고, 조직 문화를 해치는 등 경영 전반에 있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경영자과 경영진은 이 문제를 아주 중요한 아젠다로 받아들이고 이를 줄여나가기 위한 장기적 노력이 필요 된다.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을까? 소소하지만 확실한 퇴사 방지법을 고민해 보았다.

 

 

 

‘소확행’ 퇴사방지법

 

퇴사를 방지할 수 있는, 당연한듯하지만 실천하는 기업은 드문, 그러나 실천한다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세 가지 안을 제안해 본다.

 

1. 직원은 철부지가 아니다

지난 20144, 모 대기업의 한 연구원은 퇴사를 하면서 CEO에게 남기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그가 쓴 내용의 일부에선 진정한 주인의식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문구가 있다. 화장실에 기본을 지키자, 슬리퍼를 신지 말자, 복장을 단정히 하라 등의 문구가 붙어있었다는 것인데 이러한 문구는 사원들을 주인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철부지 중고생으로 대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경영자들은 직원들의 이러한 생각을 상상조차 못했을 수도 있다. 경영자의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지만 종업원들에겐 전혀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2. 직원의 도전에 수익성부터 따지지 마라

직원들의 도전에 수익성부터 생각하는 태도 역시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행위이다. 직원들 중에서는 진심으로 자신의 회사를 통해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반드시 도전의 과정이 필요한데 그 결과에 따른 수익성만을 따진다면 종업원들 입장에선 조직에 대한 신뢰수준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기업을 등에 업고 무엇인가를 위해 시도하려는 종업원이 있다면 주판을 튕기기에 앞서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는 확실한 자세이자 태도이다.

 

3. 직원들에게 주도권을 줘라

사람들이 특정한 일에 애착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도권이라는 것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 주도권이 상실되면 적극성을 갖기가 힘들어지고, 더 나아가 그저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에 그치게 되는 것이다. 재량권(discretion)의 확대를 막는 가장 큰 요인은 관료제의 탑-다운 조직 및 의사결정 구조이다. ‘사장님이 이렇게 하래라는 한마디는 자유로운 토론이나 원천적인 문제제기의 가능성을 제로로 만들어 버린다. 일에 대한, 직무에 대한, 의사결정에 대한 재량권이 확장되어야만 종업원은 자신의 일에 대한 애착과 동기부여를 느낀다.

 

이상의 3가지 제안은 경영자와 경영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사안이나, 그 방식을 제대로, ,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 10계명의 기본율법이 너무나 당연하지만 지켜지기 힘든 것처럼 퇴사율을 낮추고 충성심을 높이기 위한 사람으로써의 접근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렵다. 경영진이라면 한번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