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면 경기 상황이 '심각' 수준을 넘어선다."
외식 사업에 있어 1% 안에 드는 훌륭한 사업체를 보유했다 자신하는 필자 역시도
최근 경기 상황과 상권의 분위기를 보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어쩌다 이렇게 됐다 싶을 정도로 현재의 상황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하나의 과장도 없이 필자의 골목에 운집한 업체들 중 90%이상이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은지 오래다. 그만큼 버티기가 힘들고 향후 미래를 어둡게 보기
때문일 것이다.
뭔가 다른 시그널이 감지된 최초 시점은 23년 하반기부터로 기억된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부적인 매출과 비용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오던 중
이때부터 뭔가 다른 느낌의 전체적인 하강의 압력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상승과 코인이나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졌던
시기였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반정도 지난 지금.
소리없이 다가온 불황의 그림자가 대한민국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154234?rc=N&ntype=RANKING
10년 넘게 경제관련 라디오 방송을 하며, 일시적인 소비 침체 현상은
드문드문 봐왔다. 언듯 스치는 생각만하더라도 메르스, 코로나 같은
전염병 이슈들이나 세월호 사태나 대북 관계 악화와 같은 사태 등도
단기에 소비 심리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들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장기적이고 꾸준하게 침체의 길을
걷는 모습은 처음이다. 심지어 그간 물가는 미친듯 올랐다
(코로나 사태가 한 몫했다. 운도 따르지 않은 결과다).
물가는 오르지만, 경기는 침체되는 현상.
경제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스테그플레이션
(stagflation)이라고 한다.
수많은 경제 현상 중 가장 무섭고 기피되는 그 현상.
침묵의 암살자라 불리는 현상이
대한민국을 서서히 짓누르기 시작한 것이다.
위 기사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심각함을 인지할 수 있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재부터 바로바로 소비되는
소비재들까지 모두, 하나의 예외없이 모든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그것도 2년 연속으로.
대표적인 내구재인 자동차에서부터 준내구재인 의류,
심지어 16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던 비내구재인 음식료품까지
소비가 줄고 있다.
왜 이렇게까지 된 것일까?
여러가지 원인이 작용했다고 봐야겠지만,
필자는 부동산에 대한 무리한 투자 쏠림이 가져온
비극적 결과로 보고 있다.
작년 중순까지만 해도 경기가 그렇게 좋지 않음에도
"집값이 다시 올라 전고점을 돌파할 것이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부동산 시장은 예외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4-5년의 상황을 보면
집값은 평균적으로 지역을 불문하고 2배이상 상승하였고,
이 기간 중 거래를 한 사람들 역시 굉장히 많았다.
집을 팔더라도 다른 집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기에
과거보다 절대금액이 높은 대출을 지고, 저금리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금리로 집을 갈아타신 분들이
많았다.
대출 총량은 2배가 증가했는데 과거보다 2-3배 높은 이자가
전가되니 원리금 상황의 압박이 4배에서 많게는 6배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이 미비한데 비해, 원리금의 상환 압박이
수배로 커지자 각 가구에서는 비상경영을 시행하고
허리띠를 졸라메기 시작했다.
외식을 줄이고 덜 입고, 덜 먹는다.
많이 먹어봤자 살만찌고
살찌면 건강에 안좋기만하고 합리화 해본다.
그렇게 지내온 기간이 무려 2년에 달한다.
그간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은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이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경기 상황과는 전혀 무관하게 정책금융에 있어
부동산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부동산 정상화나 집 값을
잡겠다는 말과는 전혀 반대의 행보가 아닐 수 없었다.
(정부의 부동산 부양 의지는 결국 국민들의 투기에 불을 지피는
결과를 낳게 됐다)
그 어느것 하나 좋다고 볼 수 없던 경제 환경에서
부동산만 독야청청 살아남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고부터가
문제였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1108243i
경매 시장의 매물 건수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에 근접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가 되면 최대치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경매로 나오는 물건 중 아파트 물건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주장도 이제는 설득력이 없다.
작년 하반기부터 아파트 물건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더니
역대 최고 수준으로 아파트 매물들이 쏟아져나오는 중이다.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영끌러들의 눈물의 매도 물량이다.
심지어 한국 부동산의 노른자 땅인 강남구에서 경매 매물도
급증하고 있다.
이 현상은 미리 예견된 미래였다.
터지는 시점이 오늘이 될지, 1년 뒤 또는 2년 뒤가 될지는
정부의 부동산 부양 의지와 대외 환경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을 뿐
사실 시한폭탄을 품고 있는 본질은 변한적이 없다.
정부의 부동산 부양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 위기에 대해
무너짐을 예측하는 것은 한 사람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손바닥 뒤집듯 정책과 부양책을 내놓으며
언발에 오줌누는 생명연장의 의지를 어찌 예측할 수 있겠는가.
이보다는 오히려 본질을 보고 무엇이 문제가 될지,
문제가 더 심화되고 있는지 등을 살피는 것이
생산적이고 가치있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문제가 수면으로 드러나 본격화 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많은 분들에게 쉽지 않은 현실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화와 부실화의 정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되는 과정일 될 것이다.
미리 대비할 수 있었고,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우리에겐 분명히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방만했고,
전문가들은 안일했으며,
많은 비율의 국민들이 욕심과 탐욕을 부렸다.
힘든 시간이 되겠지만,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봄이 오듯 경제 역시도 회복과 치유를 통해 다시금 좋은 날이
오게 될 것이라 믿는다.
많은 분들이 힘을 내고 용기를 잃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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